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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밀밭의 파수꾼] - J.D. 샐린저
소년의 눈으로 본 위선에 찬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예민한 성찰과 젊은이가 겪는 성장의 아픔!
이 책 『호밀밭의 파수꾼』에 대한
월리엄 포크너(미국의 작가)가 남긴 글이다.
주인공 소년(홀든 콜필드)은 두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통해 마음의 변화를 겪으면서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두 가지 핵심은 무엇일까?
첫번째. 여동생(피비) 순수성 때문이고,
두 번째. 동양사상에서 근거한
‘동굴’이 가지는 상징성에 대한
삶의 재탄생이다.
첫 번째. 여동생(피비) 순수성.
주인공 소년(홀든 콜필드)은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위선과 모순,
분노에 찬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여동생(피비)의
천진무구한 순수성으로 인해
심적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과 정 반대의 지점의 서 있는 여동생 피비는
주인공 소년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피비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자신이 그토록
비난했던 어른 꼰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어린 여동생의 순수함은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어른들의 세상을 보는
주인공의 시선에 변화를 가져다준다.
두 번째. 동양사상에서 근거한 ‘동굴’이 가지는 의미에서 재탄생.
『호밀밭의 파수꾼』 저자 J.D. 샐린저는
실제로 1946년 이후 동양사상을 접하게 되며,
동양의 종교사상, 인도의 요가, 중국의 노장 철학,
그리고 일본의 선 사상 등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p.317)
그 영향 탓인지 이 소설의 말미에
주인공 소년이 미라가 있는
동굴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거기서 소년은 잠시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p. 299)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문에 닿기 직전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바닥에 옆으로
쓰러졌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것이다.
웃기는 것은 아찔해서 쓰러지고 나자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쓰러지는 바람에 팔이 좀 아팠지만,
어지럼증은 없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동굴’이라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단군신화를 떠올려보자.
곰과 호랑이가 마늘과 쑥을 가지고
동굴 안에서 100일 동안 햇볕을 보지 않고
참는다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다.
단군신화에서 짚어볼 점은
외부세상과 단절된 ‘동굴’이라는 곳에서
일정한 시간을 견뎌내면 그토록 원하는 사람으로
재탄생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호밀밭의 파수꾼』에도
‘동굴’이라는 중요한 공간이 등장한다.
그 중요한 공간인 동굴 안에서
잠깐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주인공 소년이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J.D. 샐린저가 동양 사상에 근거해서
‘동굴’이 가지는 상징성을 일부 차용한 것 같다.
그 차용이 바로 주인공 소년이 의식 변화를
겪게 되는 중요한 장치임을 말해주고 있다.
동굴은 흔히 어머니의 자궁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인간이 태어나는 곳 임과 동시에
이 세상과 맞나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문학 작품 들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형되어 차용된다.
그 변형된 주된 내용은
“동물이라는 공간에 들어갔다 나오면
기존과는 다르게 변화된다.” 라는 것이다.
이렇게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는
소년이 겪는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위선과 모순, 분노의 감정들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요소들에 의해서
심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