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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상상입니다.
그러나 100년도 전에 그 질문에 대한 창의적인 답을 소설로 풀어낸 작가가 있습니다.
일본 근대 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가 그 주인공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인간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과 혼란을 겪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본다는 아이디어는 단순히 신선함을 넘어선, 통찰과 풍자를 가능하게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이름 없는 고양이의 눈으로 본 인간 사회는, 어느 시대나 변함없는 인간 군상의 초상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고양이의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은 1900년대 초반 메이지 시대 일본 사회 문화와 계급, 인간의 허영심 등을 정교하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이름조차 없는 고양이가 시종일관 비꼬는 말투로 인간을 관찰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유머와 깊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실제로 이 소설은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집합이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전달하는 메시지는 예리하고 풍부합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일본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는 물론, 풍자와 유머,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찾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고양이의 시선을 빌려 인간을 들여다본다는 설정은, 관점을 바꾸는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감정이 피로해진 시대에, 이 책은 유쾌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나쓰메소세키 - 아쉬운 점
단, 이 소설은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를 기대한다면 약간의 참을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고양이는 매 챕터마다 다른 인간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관찰자의 위치에서 생각을 덧붙이기 때문에 단편 에세이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이 소설의 진정한 매력입니다. 독립적인 이야기 하나하나가 고양이 특유의 태도로 포장되어 있어, 쉽게 지루해지지 않습니다.
더 아쉬운 점은 표절 논란입니다.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의 작품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과의 유사성이 지적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 소설에도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하고 주인이 '선생'으로 불리며, 마지막에 고양이가 물에 빠져 죽는다는 등의 설정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표절 논란에는 많은 이견이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